한국소식
사순시기를 지내며 우리는 기도와 희생, 자선과 절제의 삶을 살고자 노력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노력은 단순히 개인의 죄와 나약함을 극복하기 위함이 아니라 나를 향한 하느님의 자비를 더욱 깊이 깨닫고 체험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고자 하는 노력입니다. 노력하지만 부족한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겸허히 인정할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향한 한결 같은 하느님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씩 인식할 수 있습니다.
가브리엘 천사의 말을 믿지 못해 벙어리가 되었던 즈카르야는 세례자 요한이 태어나면서 하느님께 드리는 찬미의 노래로 입을 열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아들에게 진정한 구원은 용서를 통해 주어진다는 예언적인 말을 합니다: “아기야, 너는 지극히 높으신 분의 예언자라 불리고, 주님을 앞서가 그분의 길을 준비하리니, 죄를 용서받아 구원됨을 주님의 백성에게 깨우쳐 주려는 것이다.” (루카 1, 76-77)
그리스도인의 삶은 자신의 노력이 중심이 아닌 예수님을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 아버지의 자애가 중심이 되는 삶입니다. 우리의 부족함은 겸손과 신뢰를 통해 오히려 하느님의 충만함을 체험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사순시기를 의미 있게 지내려고 노력하는 만큼, 다른 노력들 못지 않게 조금 더 주님의 자비와 용서를 체험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용서하시는 데에 결코 지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우리가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는 데에 지쳐 버립니다. 그분께서는 매번 우리를 당신 어깨에 짊어지십니다. 이 무한하고 확고한 사랑으로 우리가 받은 존엄은 그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결코 실망시키지 않으시고 언제나 우리의 기쁨을 되찾아 주시는 온유함으로, 우리가 고개를 들고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복음의 기쁨,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