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식
가톨릭 전례력으로 연중시기 마지막 주일에는 그리스도 왕 대축일을 기념하며 그 바로 다음 주일부터 대림시기를 시작하면서 전례의 새해를 맞이하게 됩니다. 전례력의 한 해를 우리의 왕이신 그리스도와 끝내게 됩니다. 우리는 왜 예수님을 왕이라고 부르는 것일까요? 왕은 어떤 존재를 의미하나요? 혹은 어떤 존재일까요?
한 나라를 다스릴수 있는 권력을 거머쥐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권력은 왕 스스로를 위한 것이 아니라 백성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권력이란 봉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백성들을 위해 쓸 수 있는 권력이 아니라면 그것을 우리는 남용이라고 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권력으로 교회를 다스리십니다. 교회는 인간들이 창조한 기관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직접 세우신 거룩한 기관입니다. 예수님께서 몸소 교회를 다스리시기 때문에 우리는 그 이끄심 안에서 안심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왕으로서 교회뿐만 아니라 온 세상을 다스리십니다. 예수님께서 다스리시는 방법은 바로 사랑입니다. 예수님께서 저희에게 남겨주신 법은 사랑의 법입니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요한 15:12).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말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이 사랑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시며 절정에 이릅니다.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요한 15:13).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원수인 죄와 죽음을 당신의 죽음과 부활로써 물리치시며 온 세상의 왕임을 드러내십니다.
이것은 우리 모두에게 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한 나라에 왕이 있다면 그 나라에 사는 백성도 있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세례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나라의 백성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나라의 특징은 국경이 없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카톨릭의 뜻은 ‘모든 이를 위한’ 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이들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볼 때 사랑을 볼 수 있도록 사랑의 법을 실천하는 하늘나라의 백성이 되어야만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마르코 16:15) 라고 명하십니다. 이 복음 선포의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예수님의 증인 즉 사랑의 증인이 되는 것입니다. 성 마더 데레사께서는 평생 사랑을 실천하며 국경과 종교를 떠나 모든 사람들의 영혼 속에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 사랑의 원동력은 우리 자신에게서 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예수님으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혀 우리를 위해 돌아가신 친구를 위한 그 사랑을 묵상하며 우리가 그 사랑을 경험함으로써 비로소 우리 자신이 사랑으로 충만해지며, 물이 가득찬 컵에 물을 더 부으면 넘쳐 흐르듯이 우리도 예수님의 사랑으로 넘쳐 흐르며 사랑을 실천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사랑은 그저 감정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도 감정적으로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돌아가신 것입니다. 이런 예수님의 사랑을 본받아 실천 했을때 그곳에 하느님의 나라 즉, 하느님께서 현존하십니다.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 (루카 1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