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레지오 수도회


Legionaries of Christ

그리스도의 열정적인 사도가 될 제자들을 교육하고 양성하여,온 세상에 그리스도의 나라를 선포하고 설립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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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

제시 [ 레늄 산책길 ] 2025년 12월 8일(월) 25-12-08




여행이 아닌 ‘삶으로의 신앙’

저는 얼마 전, 여동생의 결혼식 참석을 위해 잠시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2주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시차적이나 피곤함없이 하루하루가 즐거웠습니다. 가족과 친구들, 익숙한 언어와 음식, 그 모든 것이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었지요.

그런데 다시 로마로 돌아온 후, 시차 적응이 쉽지 않았습니다. 몸이 무겁고, 잠의 리듬이 이상하게 돌아갔습니다.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한국에서는 시차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여행의 설렘’이 피로를 덮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이 작은 경험 속에서 신앙의 한 단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신앙 안에서도 우리는 종종 ‘여행자’처럼 살고 싶어합니다.
기분 좋은 은총의 순간만 머물고 싶고, 감동과 위로 속에서만 하느님을 느끼고 싶지요.

하지만 신앙은 잠시의 여행이 아니라 ‘살아가는 여정’입니다. 기쁨만이 아니라 피로도, 희생도, 그리고 십자가도 함께 걸어가야 하는 길입니다.

로마로 돌아온 저는, 시차로 어지러운 몸과 마음 속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이것이 신앙의 리듬이구나.”

때로는 기쁨이 넘치고, 때로는 피곤이 찾아오지만
그 모든 시간 안에 하느님께서 나와 함께 계십니다.

여행의 설렘은 잠깐이지만, 삶 속의 신앙은 오래 남습니다. 그리고 그 신앙의 자리에는 언제나 십자가와 함께하는 참된 기쁨이 있습니다.

“주님, 여행처럼 즐거운 순간에도,
삶처럼 무거운 시간 안에도
늘 저와 함께 계신 당신을 잊지 않게 하소서.”